[에세이] 길에서 마주친 여학생
어느 날, 아침에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
나보다 10m 앞에,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서 있었다
그 학생은 하늘을 향하여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
자연스럽게 나도 하늘을 따라서 보게 되었다
깨끗한 파란 색깔의 하늘에,
크고 몽실몽실한 흰 구름들이 멋진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다
이후에 그 학생은 도로에 서있는 크고 울창한 나무를 올려다보며
연달아 사진을 찍는 것 같았다
그 학생은 이런 식으로 하나씩 사진을 찍고 나서,
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
일상처럼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던 청명한 하늘,
따뜻해진 날씨에 맞추어 푸르름을 뿜어내는 나무들,
그 학생 덕분에 그동안 내가 놓치고 지나쳐버린 것들을
다시 바라보게 되었다
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서 그 소중함을 잊고 지냈다는 것을 깨달았다
이런 사물 외에도
내 주변의 사람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
으레 옆에 있을 것만 같았던 주변 지인들,
나의 가족들,
친구들
그러다가 문득
마치 인생은
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
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,
정신없이 서둘러 올라가며,
단지, 정상에 도착하는 한순간만을 위해서
부지런히 올라가는 모습이 나였다면...
그 학생은 산을 올라갈 때,
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경치를 감상하면서,
기쁨을 느끼고,
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,
모든 과정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
물론 우리가 살면서 목표를 위해 정신없이 달려야 할 때가 있다
주변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, 앞만 보고 가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
하지만 매사에 이런 식으로
결과만을 위해 살게 된다면,
그 사람이 보낸 시간의 대부분은
'결과를 위해 소비된 시간'이 될 것이다
나의 눈을 다시 열어준 그 학생에게,
삶에서의 행복을 다시 깨닫게 해 준
그 학생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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